본문 바로가기

독일 교환학생 일기장

벌레소동 & 독일에서 만두 찾기

룸메가 집에 오자마자 우리 집에 날라다니는 애들을 가르키며 말했다.

"나 어제 쟤네 20마리나 죽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주말에 룸메들이 각자 집에 간다고 나 혼자 있었을 때 몇 마리를 봤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자주 보이던 나방벌레여서 신경 안썼는데 그렇게나 많아졌다니....

그래서 청소기로 벌레들을 빨아들였다는 룸메 말 듣고 빵터졌다ㅋㅋㅋㅋㅋ

그렇게 아직까지 청소기는 우리 집 문 앞에 있다.

저 청소기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나의 질문에 룸메는

"모르겠어..... 일단 지금은 보고싶지가 않으니 나중에 생각할래ㅋㅋㅋ"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어제 또 다른 룸메는 퇴치 스티커를 사왔다.

독일에 이런 벌레 퇴치 스티커가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ㅋㅋ

독일에는 정말 별 것이 다 있는 것 같다ㅋㅋㅋ

끄아... 

다음 사진에는 벌레가 보이니 안보고 싶은 분들은 빨리 스킵하시길 바란다..


저 줄무늬 스티커에서 벌레가 좋아하는 냄새가 나서 벌레들이 가다가 달라붙는 방식인 것 같다.

근데 생각해보니 쟤네 쌀벌레같이 생겼는데 혹시 내 쌀 때문인가 싶었다.

하 어쩌징

근데 룸메 한 명도 쌀을 즐겨 먹고 보관하고 있을테니 나 때문은 아닐거라고 믿고싶다ㅋㅋㅋ

(아, 룸메는 글루텐을 먹지 못해서 밀가루도 글루텐프리 제품만 먹는다고한다.) 

어제 덕분에 저 벌레를 잡느라 룸메랑 더 친해진 것 같았지만 내 탓인듯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ㅠ.ㅜ

어떻게 해서든지 조치를 취해야겠다.


밖에 나오니 기숙사 옆 시청 앞에서 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Schumacher Frischgemüse" 라고 하는 시장이다.

** Schumacher Frischgemüse 시장 위치 : https://goo.gl/maps/1TgZxZwCPbp

시장은 화, 목, 토에만 열리고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이다.

토요일은 예외로 오후 2시까지 영업한다.

우리나라랑 다르게 마트보다 시장 가격이 훨씬 더 비싸다.

대신 엄청나게 다양한 상품이 있었고 마트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들도 많았다.

(예를 들면 생선!!!!!! 오예)

또 굉장히 싱싱해보였다!

아래 사진처럼 색깔이 굉장히 다양한 당근들이 있었다.

품종이 다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했다!


평소 유럽인들은 시장 가격이 더 비싸지만 꽤 많이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제품을 삼으로써 환경을 살릴 수 있고 농가에 직접적인 이득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돈보다 더 큰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너무나 멋지다.

물론 독일이라는 나라 자체가 어느정도 경제적으로 안정되어서 이런 문화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런 마음가짐은 본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아무튼! 

오늘의 메인 주제는 독일만두다!!!

(음식 얘기하려고 하는데 앞에서 벌레 얘기하고..ㅋㅋㅋㅋㅋ)

유럽에서 만두와 비슷한 음식은 '라비올리 ravioli''토르텔리니 tortellini'가 있다고 알고있었다.

아래 사진이 라비올리다.

밀가루 반죽안에 여러가지 재료 (고기, 시금치, 치즈 등등) 를 넣은 것이다.

이 라비올리도 앞서 언급한 동네 시장이 열렸을 때 구입했는데 수제라 그런지 확실히 마트에서 파는 라비올리에 비해서 더 맛있었다.


그리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독일 유학생 사이트에서 알아낸 것인데 독일에도 만두와 비슷한 것이 있다고 해서 사와봤다!

이름은 '마울타셴 Maultaschen'이다!!

주로 독일의 남쪽 지역에서 많이 먹는다고 한다.

파스타로 소스에 곁들여 먹기도 하고 우리나라와 같이 스프에 넣어 먹는다고도 한다.

또 찾아보니 군만두처럼 팬에 한번 지져 양파와 달걀과 함께 먹기도 한다고 나와있다.

나는 Netto에서 구매했는데 이 지역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것인지.. 세일까지하고 있었다.

아래에 나와있는 사진이다.


사실 사면서도 '만두같은 맛이래도 얼마나 똑같겠어'하는 의심이 있었다.

그래서 그냥 삶고 파스타처럼 크림소스와 함께 먹었다.


와... 그런데 이건 진짜 만두 맛이었다.

정말 감동했다ㅋㅋㅋ

식감은 우리나라 만두보다 약간 더 쫄깃쫄깃하고 안에 고기가 약간 소세지 맛..?이 나면서 더 짜지만 이정도면 만둣국 끓여도 될 맛이었다.


지금까지 독일 음식 보고 막 염전이다 고혈압 주범이다 하면서 뭐라했었는데...

마울타셴이 있어서 독일에게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ㅋㅋㅋㅋㅋ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보았는데 Maul은 동물의 주둥아리를 뜻하고 Taschen은 가방을 뜻하여

Maultaschen은 동물의 주둥아리 가방...?이라는 뜻을 가진다.

ㅋㅋㅋㅋㅋ

독일 단어들은 이렇게 단어들이 모여모여 합쳐져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속뜻을 들여다보면 왜 이렇게 붙여놨는지 잘 모르겠는 경우가 많다.

뭐 마울타셴의 경우는 가방같이 속에 무엇을 채워두어서 이런식으로 단어를 붙여놓은 것 같다.

처음에는 이해가 안됐지만 이런 단어가 엄청나게 많다보니 '이게 독일 문화구나'싶다ㅋㅋㅋㅋ

그렇게 생각하다보니까 가끔 귀엽기까지 하다ㅋㅋㅋ

예를 들어 "Morgenmuffel"이라는 단어는 아침이라는 뜻의 Morgen과 심술 궃은이라는 뜻의 Muffel이 합쳐진 단어이다.

이 단어의 뜻은 아침에 무뚝뚝하고 기분이 얹짢은 사람을 의미한다.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었기때문에 아주 공감이 되면서 웃겼다ㅋㅋㅋ

문화는 다를지 몰라도 사람 사는 건 비슷비슷하다는걸 느껴서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