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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환학생 일기장

International Orientation Week

2017년 10월 2일.

아침부터 비가 왔다.

이제 이렇게 매일 비오는 것도 적응이 되어졌다.

근데 오려면 많이 오고 안오면 아예 안왔으면 좋겠는데 미스트같이 오는 날이 제일 싫다...ㅎㅎ

이 날은 교환학생 대상 국제 오리엔테이션 주간이 시작되는 날이다.

지금까지는 행정 처리하러, 버디 만나러 학교를 갔는데 드디어 처음 공식적인 행사에 참여하러 간다.

그래서 조금 긴장됐다.

일찍 일어나서 언니랑 오빠랑 같이 학교가는 버스를 탔다.


학교에 도착해서 필요한 서류도 작성하고 연설도 들었다.

(독일어로 말하실 때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못알아듣겠어서 잘뻔...했다ㅠㅠ)

아 그리고 Semester ticket 값도 지불했다.

하지만 티켓은 이 날 받지 못했다ㅠ 

학교 측에서는 제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고 했다.

비자 발급을 위해 꼭 필요한 보험 가입도 했다.

TK랑 AOK등의 보험 회사에서 사람들이 와서 가입을 할 수 있었다.

근데 모두 공보험 회사들만 왔었는데 듣기로는 사보험으로 가입해서 비자 발급에 무관하다는 얘기가 있었다.

나는 독일은 변수가 많은 나라이니 혹시 몰라서 가장 유명하다는 TK 쪽에 줄을 서서 가입을 했다.


밴드 공연도 봤는데 음악 스타일이 우리나라랑은 약간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 곡이 엄청 신나서 다들 춤추고 기차놀이에 껴서 돌아다녔다ㅋㅋㅋ

처음에는 다들 어색해하다가 나중에 되니까 막 앞에 나가서 춤도 추고 신났다ㅋㅋㅋ


아래 단체 사진에서 난 어디에 있을까ㅎㅎ

히히 엄청 뒤에 있어서 얼굴도 제대로 안나왔다ㅋㅋㅋ

근데 이 날 아직 몸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한건지 갑자기 머리가 너무 아파왔다..

끝나고 간식을 먹으면서 서로 얘기하는 뒷풀이가 있었는데 머리가 너무 아파서 버디에게 말했다.

자기가 차로 데려다 준다고 했는데 뭔가 민폐 끼치는 것 같아서 괜찮다고 저녁에 보자고 하고 나왔다.

내 버디는 정말 천사다..ㅠㅠ

집에 와서 몇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니까 괜찮아졌다.

아마도 시차 적응이 덜 된 듯 했다.


그리고 저녁 8시에는 'between the sheets'라는 이름의 바에서 모임이 있었다.

버디, 튜터, 그리고 여러명의 교환학생들을 만났다.

sheets(침대 시트)가 진짜 바 안에 있어서 자유롭게 앉고 누워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이었다.

이런 시설도 그렇지만 사실 외국 친구들의 개방적인 행동들도 처음엔 당황스러웠다ㅋㅋㅋㅋ

내 버디는 이때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스킨십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개방적이여서 놀랐다.

하지만 겉으로는 전혀 놀라지 않은 척을 했다ㅋㅋㅋㅋ

나는 사실 이때까지만해도 우리나라랑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적응이 안됐다ㅋㅋㅋ

하지만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점차 익숙해져가는 느낌을 받았다ㅋㅋㅋ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여기서 뼈져리게 느꼈다ㅎㅎ


그리고 여러명의 아시아권 친구들을 비롯하여 한국 사람들도 많이 만나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던 밤이었다.

나 혼자 느끼고 있던 감정들이나 고민들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참 도움이 되었고 고마웠다.


이 바는 학생들이 특히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고 한다.

'오늘의 술' 같은 느낌으로 싸게 마실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이벤트도 많아서 재밌었다.


2017년 10월 6일.

독일은 교통비가 너무 비싸다.

학교 한 번 가는데 편도 2.4유로라니...ㅠㅠ

이때는 Semester ticket이 아직 나와서 돈을 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다.

그 티켓이 있으면 함부르크나 하노버 같은 도시까지도 무료로 갈 수 있고 올덴부르크 안에서는 모든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티켓을 받으면 다음 주 개강 전에 언니 오빠랑 어디 가자고 얘기가 나왔다ㅋㅋ


튜터들과 선생님들 강의를 통해 독일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마트 정보, Semester ticket, 비자 만드는 법, 수강신청 하는 법, 교환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소개시켜줬다.


저녁에는 International Dinner 모임이 있었다.

각 자기 나라의 음식을 만들어서 참가하는 것인데 우리는 계란말이를 만들어갔다ㅋㅋㅋㅋㅋ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음식은 다른 친구들 것에 비해서 좀 초라했다ㅋㅋㅋㅋㅋ

(하지만 깨알 케찹 Moin으로 인기는 많았다 나..름... 그렇게 생각할래...) 


친구들 중에는 먹지 못하는 음식이 있을 수 있기때문에 각자 음식 이름과 함께 들어간 식재료를 포스트잇에 적어두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많은 만큼 각자 먹지 못하는 음식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것을 하나하나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생각보다 다들 요리를 정말 잘한다.

어떻게 타지에서 이렇게 각 나라의 요리를 뚝딱 가져오는지 신기했다.

나는 여기서 한국 음식 해먹은게 한 두 번 뿐인데..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다!

이 날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얘기도 하고 한국어도 알려줬다ㅋㅋㅋㅋ

어떤 한 친구한테는 "밥 먹었니?"가 한국에서는 거의 인사 형태로 많이 사용된다는 문화까지 알려줬다ㅋㅋㅋ

그 친구가 습득력이 굉장히 빨라서 다른 한국인에게 "밥 먹었니?" "난 밥 먹었어." 라고 말을 거는데 그냥 한국인인줄 알았다ㅋㅋ

그런데 얘기를 하다가 느낀 건데 생각보다 한국에 대해서 외국 친구들이 많이 알지 못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일본과 중국이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인지도가 높은 것 같았다.

실제로 나 혼자 올덴부르크 시내를 돌아다니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를 일본인으로 안다.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면 항상 대화가 끝났다ㅋㅋㅋ


한국에서는 전 날이 추석이었다. 

한국에서는 엄마랑 아빠랑 오빠가 할머니네 댁에 가서 송편을 맛있게 먹었을 것이다ㅋㅋㅋ

보름달을 보면서 집으로 향했다.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