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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환학생 일기장

독일에서 팥소 만들기

우리 동네에 처음 눈이 내린 날이었다.

아래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ㅎ

처음에는 분명히 눈으로 내리다가 후에는 진눈깨비같이 오더라..

뭐 가끔은 소금이 떨어지는 것도 같지만 그래도 눈이다.ㅎㅎㅎ

한국에 있었을 때는 눈이 일상적인 것이었는데 여기서는 자주 오는 편이 아니라고 하니까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근데 여기서 눈이 쌓이는 것은 바라지 못할 것 같다..


이 날 아침에는 호텔 조식 스타일로 아침을 만들었다.

샐러드용 야채 유통기한이 저 날까지라 왕창왕창 담았다.

이때가 독일에 온지 2달정도 되었을 때였던 것 같다.

이때 쯤부터 요리하는 것이 너무 귀찮아져서 내 메뉴가 이 매우 독일 식문화를 따라가기 시작했었다.ㅋㅋㅋ

토스트기에 빵 굽고 게란, 햄, 치즈, 샐러드ㅋㅋㅋㅋ

거의 하루에 한 끼는 이렇게 먹었다ㅋㅋㅋ 

그리고 어김없이 나오는 개구리ㅋㅋ히히

계란이 매우 예쁘게 구워졌다.

친구가 계란후라이 장인이라고 해줬다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니 독일이 좋았던 점 중 하나가 바로 유제품이 저렴했다는 것이었다.

치즈도 저렇게 신선한데 가격도 싸고... 너무 행복했었다.

한국에 돌아오니 치즈 값이 너무 비싸다.ㅠㅠ 

정말 거의 두 배 정도...

어쨌거나 Guten Appetit!

그리고 아점을 먹으면서 '파밍보이즈'라는 다큐 형식의 영화를 보았다.

보면서 한 사람이 생각났다.

워홀 갔을 때 저런 느낌이었을까, 저렇게 지냈을까, 힘들었을까?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세 명은 우리나라 청년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택하면서 불확실함에 힘들지 않았을까?

자신이 선택한 길이 틀렸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에 두렵지 않았을까..?

저 확고함과 즐거움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

영화 중간에 자신들에게 농사가 과연 적성에 맞는 것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너무 힘들다고 얘기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것을 보고 '아.. 다들 똑같구나. 나만 내 미래에 대해서 불안해하는게 아니고 다들 자신의 선택에 대해 의심하고 다시 고민하는구나.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이구나' 생각했다.

물론 이건 당연한 일이지만 가끔 사람들은 이것을 잊는다.

사람이 너무나 힘들면 자신만 멈춰있고 세상은 열심히 돌아가는 것처럼 느낀다.

그래서 세상 모든 사람들은 모두 잘 지내고 일도 척척 잘 하는데 자신만 뒤쳐지고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근데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다 똑같은 사람이고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만,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이 영화를 보고 후에 교환 생활이 끝날을 때 후회하지 않을 만큼은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수동적인 모습을 버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지내겠다고 다짐했다!

음 서론이 너무 길어져버렸지만.. 

오늘의 주제는 팥소 만들기다ㅋㅋㅋ

재료는 팥, 설탕, 그리고 소금 한 꼬집!


팥은 독일에서 Azuki Bohnen으로 불리고 나는 biomarkt에서 구입했다. (일만 마트에서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특이하게 코코넛 꽃 설탕이 팔길래 궁금해서 사와봤다. 

(비정제 설탕 외에 독일에서 건강을 생각해서 코코넛 설탕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교환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보니 한국에도 코코넛 설탕이 들어오던데! 한국에도 이제 수요가 있나보다.)

그리고 처음에 팥을 구매하려고 하면서 인터넷에 '팥'을 쳤다. 

영어로 Red Kidney Bean 이라고 뜨길래 잘 찾아보지 않고 그냥 마트에서 이걸(아래 사진) 샀었다.

근데 그냥 빨간 강낭콩이라는 걸 깨닫고.... 삶아 먹고 있다...ㅋㅋㅋㅠㅠ

(ㅠㅠ근데 강낭콩 너무 맛없다. 밥 지을 때 넣어야 그나마 먹을만하다.)

혹시나 이 글을 보는 독일에 계시는 분은 잘 보고 사시길....!

팥은 Azuki Bohnen이다!!

팥소 만드는 법은 매우매우 간단한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

독일에 있을 때 느낀건데 서양 음식에 비해 동양 음식은 대부분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정성도 더 필요한 것 같다.

아래 사진처럼 저렇게 미리 끓는 물에 소독한 병도 준비해 놓았다.

(아, 병 소독할 때는 물이 끓기 전에 병을 미리 넣어둘 것! 중요중요!)

일단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전에 팥을 10시간정도 불려놓아야 한다.

 후 팥을 한 번 끓이고 (5분 정도) 첫 물은 버린다!

(첫 물을 버리는 이유는 불순물 등이 가장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소금 한 꼬집을 넣은 물에 넣고 다시 끓인다.

어느 정도 수분이 날라갔으면 설탕을 넣고 끓인다.

수분이 다 날라가고 물기가 거의 없는 상태가 되면 완성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거의 수분이 없어진 상태이다.

이렇게 될 때까지 끓여야하는데 냄비 안타게 조심해야 한다ㅋㅋㅋㅋ

한국에서도 한 번도 만들어본 적 없는 팥소인데...

독일에서 처음 만들어봤다.

근데 생각했던 것보다 오랜 시간이 걸려서 놀랐다.

금방 뚝딱뚝딱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좀 오랜 정성이 필요했다. 

쨘- 미리 소독해 둔 병에 이쁘게 담았다. 

이렇게 만들어놓고 빵이랑 같이 먹었다.ㅎㅎㅎ

한국에 있었을 때는 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평소에 팥을 빈 속에 먹으면 신물이 올라와 몸에도 잘 맞지 않는 듯 했기때문에 잘 먹지 않았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팥소가 없어 먹지 못한다는 생각때문인지ㅋㅋㅋㅋㅋ

붕어빵, 호두과자, 진빵 등등 이런 팥이 들어있는 음식이 너무나 먹고싶었다.

혹시나 독일에 거주하고 계신 분들 중 팥 드시고 싶으시면 만들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아, 근데 나중에 보니 아시아마트에서 팥소 통조림을 팔긴 하더라..ㅋㅋㅋ 그래도 직접 만드는게 더 건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