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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환학생 일기장

독일 세관 (Zollamt)에 걸린 택배 찾아오기

한국에서 독일로 EMS 부치면 3-5일 정도밖에 안걸린다고 들었다.

그래서 올덴부르크 정착 전에 여행 날짜 지나서 받으려고 부모님께 부탁드렸었다!

2 상자를 보냈는데 계속 연락이 없다가 하나는 2주나 지나서 왔다!

첫번째 택배가 온 날 너무나 행복했다.

근데 택배 아저씨가 우리집 4층까지 이걸 들고 올라올 자신이 없으신건지 그냥 1층에 놔두고 가셔서 낑낑대며 올라오고있는데 룸메를 만났다ㅋㅋㅋㅋㅋ

그래서 룸메가 도와줘서 같이 낑낑대면서 올라왔다.

고마워... 이 은혜는 한국까지 가져가도록 할게...

첫번째 택배!!!! 거의 다 옷이다.

(독일가서 손톱 뜯지말라고 친구가 준 밴드들이 맨 위에 보인다.)

문제는 두번째 택배!! 오늘 포스팅의 주제다.

왜냐면 이 두번째 택배가 세관에 걸렸기 때문이다... 하핳하하

독일 오기 전부터 독일 택배가 악명높은 건 알고있었는데 내 택배가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근데 이건 내 잘못이다ㅠㅠ

택배에 약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심지어 우리 아빠 한의원에서 보내서 보내는 사람 주소가 medical center어쩌고라고 써있어서 더 문제가 되었던 것 같다ㅋㅋㅋㅋㅋㅋ

처음에 DHL 택배 조회에서 우리 동네 Oldenburg와 아주 가까운 도시인 Bremen까지 왔다는 내용을 보고 설레었다.

'아 늦었지만 오기만 해라ㅠㅠㅠ제발...'

근데 분명 브레멘에서 올덴부르크까지는 기차로 40분인데 왜 며칠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인가..

참고로 아래가 DHL 배송추적할 수 있는 사이트이다.

https://nolp.dhl.de/nextt-online-public/en/

아무래도 이상해서 인터넷에 찾아봤는데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그렇게 인터넷에서 찾은 EMS 고객센터 이메일 주소...!

ems.customerservice@postbank-filialvertrieb.de

그렇게 3주째 행방이 묘연한 택배에 관련하여 이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워낙 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준 독일이기에 답장이 빨라야 내일 오겠거니 하고 있었는데 30분만에 답장이 왔다.

그렇다.. 약이 문제였다ㅋㅋㅋㅋ

그렇게 내 이름과 주소를 다시 답장으로 보내니 세관에서 보낼 우편을 기다리라는 답장이 왔다.

다시 DHL 배송조회를 들어가보니 Status가 "Sendung befindet sich im zoll" 로 바뀌었다.

그리고 3일 뒤, Zollamt로 부터 편지가 왔다!

세관으로 와서 택배를 찾아가라는 내용이었는데,

*** 받은 편지신분증을 가지고 해당 세관 오픈시간에 맞춰 가면 된다!

근데 때때로 가격이 너무 높은 물건이거나, 직원에게 설명을 잘 못할 경우 돈을 내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편지에도 벌금을 내야 할 수 있다고 써있었다!

내가 간 독일 올덴부르크 세관! Zollamt kreyenbrück

- 주소 : An der kolckwiese 7, 26133 Oldenburg

- 오픈 시간 : 월, 화, 수, 목 07:15~15:45  금 07:15~14:00

생각보다 세관이 일찍 문을 닫아서 수업 없는 날, 아침 일찍 갔다.

캐리어와 함께ㅎㅎㅎ

캐리어에 내 소중한 짐을 다 담아와야했다.

올덴부르크 세관은 내가 사는 곳에서 버스타고 30분 정도인 거리에 위치해있었다.

처음 와보는 동네인데 익숙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ㅋㅋ

곳곳에 떨어진 낙엽 구경하면서, 신나게 캐리어를 끌면서 걸었다.

드디어 세관 도착!!

근데 들어가기도 전에 분위기에 압도 당했다.

특히 저 독수리 모양..... 무서워 잡아갈거같아....

그렇게 두려움을 가득 안고 들어갔는데 직원 할아버지께서 아주 친절하게 어떻게 왔냐고 물어봐주시고 어디로 가면 되는지 알려주셨다.

우편물에 써져있던 방 번호로 들어가니 직원분이 내 택배를 가져오셨고 직접 내가 칼로 열게 하셨다.

근데 어찌나 단단하게 테이프를 붙였는지ㅋㅋㅋㅋㅋㅋㅋ내가 낑낑대면서 못 여니 아저씨가 도와주셨다.

약은 모조리 다 뺏기고 수상해보이는(?) 물건들에 대해 물어보셨다.

마스크팩이랑 휴족시간이랑 무인양품에서 산 압축 페이스팩이랑 충전식 손난로 등등....

압축 페이스팩 설명할 때 웃음이 터질 뻔했는데 간신히 참았다.

'이거 물에 넣으면 부풀어올라서 얼굴에 붙이는 거에요......'

아저씨도 이 상황이 웃기신지 마스크팩하면 더 예뻐지겠다며 농담 쳐주셔서 긴장이 풀렸다ㅋㅋㅋㅋ

인공눈물도 뺏길 뻔 했는데 내가 정말 간절한 표정으로 물어봤다.

Can I take this? It's eye drop......

아저씨가 여기에 들어있는 성분이 뭐냐고 물어보셔서 히알루론산나트륨에 대해 설명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글에 쳐서 보여드렸다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별 짓을 다하고 결국 받아냈다 ㅋㅋ

그렇게 감사히 약만 가져가시고 택배는 다시 돌려주셨다.

여기서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하니 그렇게 크게 검사는 안하셨고 돈도 안냈다.

그냥 서류에 확인 서명만 하고 바로 보내주셨다.

ㅋㅋㅋ독일 쫄암트는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다.

이제 저 무거운 짐들을 모두 캐리어에 넣었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가기 전에 버거킹에서 점심을 먹었다.

노동 전엔 밥을 먹어야해...

그렇게 햄버거로 당을 보충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버스에서 엄마랑 통화를 했는데 엄마한테 있었던 일을 얘기하니까 정말 별 일이 다있다고 했다.ㅋㅋㅋㅋ

버스를 내려서 기숙사 계단 2층정도까지 낑낑대고 있었는데 어떤 남자애가 도와줄까?하며 물어봤다.

처음에는 괜찮다고 했는데 내가 너무 힘들어보였던지 다시 물어봤다.

ㅋㅋㅋㅋ결국 걔가 4층까지 들어줘서 다행히 올라왔다.

집에 들어오니 룸메가 있었다.

캐리어를 끌고오는 나를 보면서 "너 여행갔다 온거야??!" 라고 하는 룸메에게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줬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룸메도 정말 너 대단하다면서 짐 빨리 풀어봐 너무 신나겠다 라며 막 얘기했다.

그렇게 짐을 풀다가 옆 건물에 사는 한국인 언니를 초대했다.

언니랑 세관에서 있었던 썰을 풀면서 티타임을 가졌다.

뜬금없지만 저 위에 포켓커피 초콜렛 진짜 맛있당ㅎㅎㅎ

그리고 밥통!을 드디어 겟해서 처음으로 밥을 해먹었다.

언니는 집 안에서 밥 냄새가 나는게 너무 향긋하다면서 좋아했다.ㅋㅋㅋㅋ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독일 쫄암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