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교환학생 일기장

올덴부르크 도착

Yoon썽 2019. 1. 29. 22:59

내가 앞으로 살게 될 곳,

독일 니더작센 주에 있는 작은 마을, 올덴부르크!

이 날은 올덴부르크로 가는 날이었다.

뮌헨에서 올덴부르크까지 가려면 시간이 오래 소요되서 일찍 나왔다.

기차로 대략 6~7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독일이라는 나라는 정말 땅덩어리가 크다..

알맞은 기차를 탔다는 걸 확인한 후에야 배가 고파졌다.

원래 유럽 기차 안에서 분위기있게 식사해보는게 소원이었는데 왠걸... 

기차가 너무 흔들려서 접시가 깨질까봐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ㅋㅋㅋㅋㅋ

여유를 부릴 수도 없었다.

같이 갔던 오빠랑 접시를 잡으면서 음식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먹었다.ㅋㅋㅋㅋ

무슨 맛이었는지 생각도 안나네..


뮌헨에서 브레멘으로 가는 ICE 열차를 탑승하고, 브레멘에서 올덴부르크로 가는 지역 열차(RE 4418)를 탔다.

독일에서는 기차 시간표를 저렇게 브로셔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간표에서 볼 수 있듯이 올덴부르크에는 15시 23분에 도착한다.

독일에 와서 한 번도 떨린 적이 없었는데 이 RE 열차를 타고 곧 올덴부르크에 도착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떨렸다.

버디가 Oldenburg Hbf 안 플랫폼에 마중 나온다고 했는데 버디를 곧 보고 영어로 대화를 해야한다는 사실도 너무나 떨렸다.

정말 도착 15분 전부터 심장 박동이 너무 빨라져서 미치는줄 알았다.ㅋㅋㅋㅋ

결국 올덴부르크에 도착했고 나랑 오빠는 각자의 버디를 만났다.

매우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만나자마자 허그를 하는 문화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 놀랐다.ㅋㅋㅋ

일단 얘기를 나누면서 기숙사로 걸어갔다.

다행히도 우리 둘의 기숙사는 역과 도보로 갈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했다.

내 기숙사는 Pferdemarkt 에 위치하고 있다.

이 곳은 올덴부르크의 중심 시내와 매우 가깝고 시청과도 가까워서 아주 좋은 위치라고 했다.

아래 사진은 기숙사 건물에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풍경이다.

처음에 무슨 미로인 줄 알았다.

가운데 공간을 중심으로 3군데로 나누어지는데 처음에는 헷갈려서 고생했다.ㅋㅋㅋ

그것만 빼면 정말 성같이 생겨서 모두들 내 긱사 건물을 부러워했다ㅎㅎ

내 방은 4층에 있었는데 엘레베이터가 없어서 계단으로 낑낑대면서 2개의 캐리어를 올려야했다.

다행히 버디가 도와줘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버디가 미리 가져와준 기숙사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내 기숙사 방은 나 포함 3인이 같이 생활하는데 처음 들어갔을 때는 집 안에 아무도 없었다. 

버디로부터 학교에서부터 온 서류들도 받았다.

처음 들어갔을 때, 휑 한 내 방 모습이다.

전에 미리 이 곳을 다녀왔던 선배들이 기숙사 방에 처음 들어가면 굉장히 우울했다고 하셨다.

근데 버디랑 같이 들어와서 그런지 우울하다는 느낌은 못받았다.

그리고 행운인지 내 방에 햇빛이 굉장히 잘 들어왔다. 

처음 느낌은 ' 아, 이게 내가 살 방이구나. 어떻게 꾸미지? ' 였다.ㅋㅋㅋㅋㅋ

음 바로 짐을 대충 놔두고 나, 오빠, 내 버디, 오빠의 버디 4명이서 만나 당장 필요한 샴푸나 이불 등 생필품을 사러가기로 했다.

원래 올덴부르크 대학생들은 올덴부르크 안에서 대중교통이 모두 무료이다.

근데 나의 경우 아직 학생증이 나오지 않아서 교통비를 내야했다.

가격이 꽤 비쌌다.

2.6유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 나라 돈으로 거의 3,300원...ㅠㅠ 우리나라 버스비 인상된다고 엄청 화냈었는데 독일에 비하면 저렴한 것이었다.

이케아에 가서 이불, 베개, 커버, 우산 등을 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케아에 가려면 버스를 1시간 이상 타고 가야하는데 여기는 몇 십분 만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

여기서 약 100유로 정도 쓴 것 같다.

다시 기숙사로 돌아와서 짐을 좀 풀었다.

추울까봐 담요도 샀는데 생각해보니 별로 쓰지 않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버디가 맛있는 피자 집이 있다면서 좀 있다가 다시 만나자고 하길래 집에서 좀 쉬다가 다시 나왔다.

피자 집에 도착해서 주문을 하는데 버디들이 1인 1피자를 시키길래 처음에 당황했다.

후에 나온 것을 보니 도우가 엄청 얇은 것이었다.

버디가 시킨 피자는 그냥 기본 마르게리따로 토마토 소스랑 치즈 토핑만 있었다.

나는 버섯이 먹고 싶어서 머쉬룸 어쩌고를 골랐는데 깔조네같이 생긴 게 나왔다.

친구들이 너가 생각했던게 이거 맞냐고 물으며 웃었다ㅋㅋㅋ

아니... 예상하지 못했어 친구들....

나는 한국에서 여러 정보를 찾다가 독일에서는 음식을 나눠먹는 행위를 잘 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런데 내 버디는 자기가 시킨 마르게리따를 여기서 꼭 먹어봐야한다몈ㅋㅋ 나에게 주었다.

나는 이런 행동을 하는게 신기해서 이런 내용을 얘기했다.

'독일에서는 아이들과 강아지를 빤히 쳐다보면 무례한 것이라 들었는데 맞느냐' 등등의 얘기였다.

친구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사랑스럽게 자기 강아지랑 아이를 쳐다보는데 나쁘게 받아들일 사람이 있냐고 웃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관심을 가지거나 갑자기 만지는 것은 좀 그렇다고 했다.

그리고 서로 좋아하는 음악, 음식, 취미, 운동 등을 공유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둘 다 다른 문화에 대해 진짜 관심이 많아보였다.

또 올덴부르크에 대해 이것 저것 설명도 해줬다.

맥주도 한 잔씩 마셨는데 점차 얼굴이 빨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ㅋㅋㅋ

저녁을 맛있게 먹고 기숙사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는데 갑자기 너무 피곤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고 긴장을 하고 있었나보다.

그렇게 잘 준비를 하려는데 버디한테 왓츠앱으로 메세지가 왔다.

'올덴부르크에 온 걸 환영하고, 여기서 모든 것을 너가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해라. 나도 여기 독일사람은 아닌 외국인이라서 너가 어떤 기분일지 안다.' 이런식의 내용이었다.

이 메세지를 받고 정말 너무 고마웠다.

처음 만나는 사람을 이렇게까지 먼저 생각해준다는게 정말 고마웠다.

이런 버디를 만나다니... 난 정말 인복이 넘치는 사람이야ㅠㅠ

앞으로의 올덴부르크에서의 생활이 기대가 되었고 진짜 행복하게 잠에 들 수 있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