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교환학생 일기장

Turkish 요리교실

Yoon썽 2019. 2. 16. 02:02

터키 친구가 집에 초대해서 터키 전통 음식을 대접해주겠다고 했다.

처음엔 다른 친구들도 다 같이 만나는 줄 알았는데 왓츠앱으로 대화를 해보니 나만 초대한거였다.

그래서 솔직히 처음엔 좀 부담스러워서 고민을 했다.

근데 여기 학생들 사는 집이 모두 플랫 (여러명이서 같이 주방,화장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며 지내는 주거 형태)이니까 뭐 다른 사람들도 있겠다싶었다.

터키 음식을 맛있게 먹기위해 점심에 간단히 먹었다.


그리고 집에서 할 일을 좀 하다가 밖에 나왔다.

독일 구름은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된다.

저런 구름은 한국에서 볼 수 없는데..

저녁 깜깜한 하늘에서 보는 구름은 조금 무섭다.


약속시간보다 좀 빨리나왔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 날이 블랙프라이데이였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상점에서 할인 행사를 했다 야후

너무 신났다ㅋㅋㅋ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아직까지 외국 만큼은 아니다.

이 곳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때 세일 행사를 안하는 곳이 거의 없다.

그래서 혼자 아이쇼핑을 하고 있었는데 한국인 유학생 오빠를 길가다 만났다.

서로 쇼핑중이냐고ㅋㅋㅋ 묻다가 같이 쇼핑을 하게됐다ㅋㅋㅋㅋㅋㅋ

서로 지름신을 부추기며... 

그렇게 나는 옷 하나를 샀다ㅋㅋ


데 터키 친구네 집 가는 길이 너무 춥고 깜깜해서 무서웠다.

왜 독일은 밤에 불이 많이 없는것이야....ㅠㅠ

시골이라 그런가...

아님 이과캠 주위가 외진 지역이라 그런가....

그래도 무사히 도착했고 친구가 반갑게 맞이해줬다.


근데 플랫이 생각보다 크고 좋길래 물어봤더니 이 친구가 박사과정이라 다른 교수님들이랑 같이 생활은 한다고 했다.

그래서 학교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개념이라 청소부도 있고 주방도 넓고 빔프로젝트도 있다... 

와 너무 부럽다...

실제로 친구가 이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고 했다.

갑자기 친구가 다르게 보였다ㅋㅋㅋㅋ

내 SNS에서 내가 엄청나게 여행을 다니는 것을 봤다면서 아직 Fail 안떴냐며 재시험은 3번까지 가능하다고 날 놀렸다ㅋㅋㅋㅋ

흥.... 내가 좀 여행을 많이 다니긴 했지


대화를 좀 나눈 후에 바로 터키 요리교실이 시작되었다 짝짝짝

오늘 만들 요리의 이름을 물어봤는데 너무 어려워서 기억은 안난다ㅎ

(터키어 알려준 것 중에 멜하바셰레페 밖에 기억안나.... 미안해)

사실 내가 이 날 요리를 도와준건 채소랑 고기를 잘라준 것 밖에 없다ㅋㅋㅋㅋㅋ

모두 친구가 다 했다.


근데 터키에서 밥을 할 때 한국식 밥처럼 찰기가 있게 하면 밥을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최대한 날리게 밥을 하는게 포인트라고 했다.

(자기가 자기 가족 중에 가장 날리게 밥을 잘한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저 날 세상에서 가장 날리는 밥을 먹어봤다.)


나는 평소에 날리는 밥에 대해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에 이 날 터키식 밥(Turkish Rice) 만드는 법을 확실히 배워왔다.

쌀, 오일, 버터, 설탕, 소금, 오르조(Orzo) 파스타가 필요하다.

오르조 파스타는 길쭉한 쌀알 모양의 파스타이다.

처음에 친구가 보여줬을 때 쌀인줄 알았다.

이게 없다면 일반 파스타면을 잘게 부셔서 써도 무방할 듯 하다.

이탈리아에서는 전통요리로 오르조 파스타를 넣고 스프를 만든다고 한다.


1. 일단 깊이가 있는 팬에 오일과 오르조 파스타를 넣고 볶아준다.

2. 오르조 파스타가 갈색으로 변할 때 쯤 버터를 넣고 볶아준다.

3. 뜨거운 물에 넣어 둔 쌀을 넣는다

4. 소금과 설탕을 넣는다.

5. 물을 넣고 끓이다가 쌀이 물을 모두 흡수하면 불을 끄고 30분 동안 뜸을 들인다.

 

생각보다 간단하게 들리지만 뭐든 잘하려고 하면 어렵다고... 

최대한 날리는 밥을 대접해보이겠다는 친구의 의지 넘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정말 어려워보였다ㅋㅋㅋ

그리고 샐러드랑 토마토 스프, 그리고 요거트까지 뚝딱뚝딱 만들었다.

다 차려놓으니 정말 푸짐한 한 상이었다.


짜잔!

찰기 있는 밥에 익숙해있어서 터키식 밥이 어떨지 좀 걱정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굉장히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었다.

나중에 혼자 해보고 인증샷 보내기로 했다ㅋㅋㅋ

(근데 한국에 돌아온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못했다..ㅋㅋ 이번 방학 지나기 전엔 꼭 하고 보낼거다!)


이 토마토 스튜도 진짜 맛있었다...

콩이랑 고기가 들어가 있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 영양소가 엄청 풍부할 것 같다ㅋㅋ


처음에 요리 시작하기 전에 친구가 나한테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냐고 물어봤다.

유럽권에서는 종교나 신념, 건강 등의 이유로 특정 식재료를 먹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먼저 물어보는 것이 예의이다.

나는 고기를 처음에 크게 크게 썰었었는데 친구가 엄청 작게 썰어달라고 부탁했다ㅋㅋㅋㅋ

이렇게 스프에 넣을 거였구나...ㅎ


서로 최애 노래를 들려주면서 맛있는 식사를 했다!

그리고 각자의 나라의 전통 음식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흥미로웠다.

터키에는 피스타치오로 만든 디저트가 굉장히 많고 인기있다고 했다.

내가 먹어본 피스타치오로 만든 디저트는 베스킨라빈스 피스타치오 맛 아이스크림 뿐인데..ㅋㅋㅋ 궁금해졌다.


음식을 준비해준 친구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외국인 친구와 둘이 따로 만나서 얘기를 하고 뭔가를 같이 한 시간이 없었는데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내가 다른 친구들을 대할 때 적극적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

처음 독일에 왔을 때는 소속감이 없는 느낌을 받아 좀 외롭고 힘들었는데 이렇게 점점 친구들과 관계를 쌓아가면서 적응하는 내 자신이 마음에 들었다 ㅎㅎ